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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느긋하게 아침 먹은 주말

by wongu0630 2026. 8. 22.

 

의외로 별거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든지

아니, 진짜 오랜만에 주말 아침에 늦잠을 푹 잤거든요. 알람도 안 맞춰놓고 그냥 눈 떠지는 대로 일어나려는데, 세상에. 10시가 넘었더라고요?

 

보통 토요일 아침이면 벌써 뭘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백만 가지 플랜이 돌아가고 있었는데, 이날은 그냥 멍하니 천장만 보고 있었어요.

 

평소 주말 아침의 나

솔직히 제가 좀 아침형 인간까지는 아니어도, 주말이라고 해도 9시만 넘어가면 눈이 번쩍 뜨였거든요. 왜냐하면 그래야 뭘 하든 하루가 알차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나가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든, 집에서 밀린 집안일을 하든, 아니면 그냥 책이라도 좀 읽으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싫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날의 다른 아침

근데 이날은 그냥… ‘아, 더 잘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어요. 눈을 떴는데도 몸이 안 움직여지는 거예요. 마치 누가 제 몸에 납덩이를 붙여놓은 것처럼요.

 

평소 같으면 ‘이럴 시간이 없어!’ 하면서 벌떡 일어났을 텐데, 그날은 그냥 ‘괜찮아,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떴어요.

 

그래서 결국 뭘 했냐고요?

일단 제일 먼저 한 건 물 마시기였어요. 그리고 창문을 활짝 열었죠. 사실 별거 아닌데, 이렇게 늦잠을 자고 나면 꼭 뭘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땐 그냥 물 한 잔 마시고, 공기 좀 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아, 살아있다’ 하는 느낌이 들면서 뭔가 다시 시작할 힘을 주는 느낌?

 

그냥… 밥을 먹었어요

뭘 거창하게 해먹을 기분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나가서 사람 북적이는 곳에 가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대충 비벼 먹자, 하고 마음먹었죠.

 

있는 계란 프라이 하나랑, 김치랑, 집에 있던 참치 통조림을 꺼냈어요. 밥 위에 참치 기름이랑 김치를 척척 올리고, 계란 프라이까지 얹어서 슥슥 비벼 먹었거든요?

 

이게 뭐라고 맛있었냐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 조합인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간도 딱 맞고, 따뜻한 밥이랑 김치의 조화가… 말해 뭐해요.

 

그리고 저는 이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아무도 저한테 뭘 하라고 하지 않고, 저도 제 자신한테 뭘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

 

‘아, 이게 바로 느긋함이구나’ 싶었던 순간

보통 ‘느긋하게 아침을 먹는다’고 하면 무슨 브런치 카페 가서 예쁜 음식에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걸 상상하잖아요?

 

저도 사실 그런 걸 꿈꿔왔는데, 이날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 ‘느긋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집에서 차린 ‘나만을 위한’ 아침상

별거 없는 참치김치덮밥이었지만, 그날따라 제가 차린 밥상이 세상에서 제일 근사한 식탁 같았어요. 누가 차려준 것도 아니고, 뭘 보여주려고 차린 것도 아닌.

 

그냥 ‘내가 지금 배고프니까,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오롯이 저만을 위한 식사였거든요.

 

이런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사실 그날 이후로도 종종 늦잠을 자긴 하지만, 이날만큼의 ‘진정한’ 느긋함은 다시 느끼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뭔가 이 날은 제 마음의 소리대로 딱 움직여졌던, 그런 특별한 날이었거든요. 다음번엔 또 언제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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